2004. 11. 16. 00:02


작년 이맘때 였을까..
"국화꽃 향기"가 내 눈속을 후벼파내더니..
올해는 "내 머리 속의 지우개" 인가 보다..^^;

여느 로맨스 영화들 처럼 평범하게 시작한다..영화는..
콜라 강탈(?) 사건으로..여자의 운명에 암시가 되었다면 억지일까?

알츠하이머 병으로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여자(손예진..무쟈게 이쁘게 나온다..-_-;)와..
그런 여자를 사랑한 다분히 남성적 코드의 남자(정우성 연기력 많이 늘었다..-_-;)..

영화의 중반부까지는 둘의 사랑을 너무나도 아름답게 그려나간다..
편의점의 콜라..
포장마차의 소주 한잔..그리고..키스..
야구연습장의 철문..
곱게 깎여진 목각 얼굴..
능숙한 손놀림의 야바위 놀이..
...
...
이 모든 아름다운 이야기들은 중반 이후의 슬픔을 극대화 하기 위한 복선이다..
이 아름다운 추억들이 하나씩 잊어가는 사랑을 바라보는 남자의 슬픔은..
그녀의 모든 상처의 원인이 되었던 한 유부남을 매개로 분노를 치장하기까지 한다..

"사랑해요..철수씨..갑자기 생각이 났어요..잃어버리기전엔 꼭 이말만은 해야겠어요..
잊지말아요..정말 사랑했어요..철수씨.."

"그녀가 모든걸 다 잊어버리기 전에 꼭 해야 할 말이 있어요..
아직 나를 기억하고 있을때 해야해요..
수진아..사랑해..."

영화를 처음부터 꾸준히 지켜본 당신이라면..
이 두 대사로 던져지는 거대한 최루탄을 피할 수 있을까?
Posted by 아가여우